최근 7집 앨범을 내고 1년여 만에 무대 위로 돌아온 김현정이 직접 작사한 타이틀곡 ‘B형 남자’로 인해 실제 혈액형이 B형인 남자들의 공적이 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김현정은 ‘변신’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에너지 넘치는 파워풀한 창법 역시 중저음의 세련된 색채로 바꾸는 등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조금은 공격적인 내용의 가사를 직접 작사해 세간에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김현정은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여성들이 찜질방에서 나누는 은밀한 수다’라고 설명한다. 그만큼 여성이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 내용을 가감없이 담아내고 싶었다는 얘기. 모두 12곡이 수록된 이번 7집 앨범에서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가 무려 8곡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노래는 단연 ‘B형 남자’. ‘네 인생을 정리해’ ‘욱하는 성격’ ‘존심도 강해’ ‘황당한 사고’ ‘장난이 짓궂어’ 등등 노래 가사는 B형 남자에 대한 공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당연히 B형 남자들의 거센 반발과 비판이 계속됐고 이에 김현정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노래 가사는 개성이 강한 B형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B형 여자가 사랑싸움을 하는 상황”이라며 “픽션(허구)를 써서 가사 안에 강한 부분도 넣었지만 노래 자체가 B형 남자를 나쁘게 말하는 게 아니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해명하는 소동까지 치러야 했다.
김현정이 이런 노래 가사를 쓰기로 생각한 것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다. <정오의 희망곡> DJ로 활동하던 당시 B형 남자와 헤어진 여성의 사연을 받은 뒤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처음에는 B형은 ‘바람둥이’라는 식으로 접근했었어요. 하지만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서 B형 남자와 교제 경험이 있는 분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 자료를 정리했지요. 그렇게 모은 자료가 빽빽한 글씨로 A4용지 10장 정도였어요. 그 결론이 ‘B형 남자는 개성이 강해서 헤어진 뒤 상처도 크지만 가장 기억에도 많이 남는다’ 였지요.” 김현정이 노래 가사를 쓰기 위해 만났다는 주변 사람들은 누구일까. 오랜 연예계 생활을 해온 그의 곁에는 당연히 연예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의 인터뷰에 응한 여성 가운데 연예인도 상당수이고 상대 B형 남자 역시 연예인인 경우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현정은 “꼭 누구를 대상으로 쓴 가사는 아니다”고 대답을 회피했지만 “가사를 쓰기 위해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인기 있는 남자 연예인 가운데 B형이 상당수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얘기한다.
최근 김현정은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98년 데뷔 이후 7년 동안 김현정의 자리는 늘 무대 위였다. 가수들의 연기 외도가 일반화된 요즘, 만능엔터테이너보다는 진정한 가수의 길을 걷고 싶었던 그는 단 한 번의 외도도 없이 파워풀한 음악 하나만으로 팬들의 곁을 지켜왔다. 그런 그녀가 이제야 비로소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만능 엔터테인먼트로의 변신을 천명했다.
“더 늦기 전에 연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읽었다”는 김현정은 “현재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 결정했지만 이번 7집 앨범을 가지고 충분히 팬들과 만난 뒤에 영화를 촬영하고 싶어 출연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영화사 측은 하루라도 빨리 촬영이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고 김현정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번 앨범 활동에 최선을 다한 뒤 내년쯤 촬영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까닭에 양측은 아직 출연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비밀 유지를 약속하고 기자에게만 밝힌 그 영화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신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었다. 멜로나 코미디 같은 보편적인 장르가 아닌 액션 영화로 근육질의 몸매를 만드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이 영화 출연이 결정될 경우 우리는 안젤리나 졸리나 밀라 요보비치 부럽지 않은 김현정이라는 한국형 여전사를 얻게 될 전망이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짧은 머리가 새롭지 않느냐”고 묻는 김현정. 98년 데뷔 당시부터 기자와 오랜 친분을 쌓아온 김현정은 요즘 제2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파워풀한 그의 노래만큼이나 에너지가 넘친다. 가수로서는 물론이고 새로운 영역인 영화에서도 늘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성공가도를 이어가기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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