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3집때 자료

한 곡에 더위 날려 드리죠"

갈매기에요 2006. 9. 25. 21:27
한 곡에 더위 날려 드리죠"



김현정(22)이 또 한번 '태풍의 눈'이다. 14개월 만에 낸 3집 'The 3rd Eye(제3의 눈)'가 일주일 만에 37만장이나 팔렸다. 여가수 군단 간판스타다운 폭발력이다. 인기가 많으니 찾는 곳도 많다. 고르고 줄여도 하루 방송 스케줄이 예닐곱개다. 인터뷰한 날도 "라디오 프로그램 녹음하다 중간에 나왔다"고 했다.

노랗게 물들여 가슴까지 늘어뜨린 머리에 청바지와 흰색 티셔츠 차림. 173㎝ 키가 훌쩍한 김현정은 언제봐도 씩씩하다. 98년 '그녀와의 이별'로 스타덤에 오르던 때보다 한결 여성미가 붙었지만, 서글서글한 스타일은 여전히 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다. 유니섹스 시대 스타의 전형이다. 하긴 조성모도 남성미 뒤에 숨은 여성성이 인기 포인트라 하지 않는가.

"솔직히 제 성격도 그런 편이예요. 집에서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꼼꼼하게 기사 스크랩도 잘하는 걸 보면 여성스러운 것 같지만, 화낼 땐 보통 여자들 보다 세거든요. 그래서 여가수면서도 여자 팬이 많은 지 모르겠어요."

김현정은 2집 '되돌아온 이별' 인기가 뜨겁던 작년 8월 교통사고를 당했다.
"허리와 목을 한 달 넘게 치료했는데, 이젠 말끔히 나았어요."

그해 10월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주승규 연출) 진행자로 컴백한 뒤 엉뚱한(?) 일로 분주했다. 지난 2월 샤넬 패션쇼에 모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HBS '김국진의 골프 클리닉'의 '김현정의 초보 탈출' 코너에도 석 달 나갔다.
"골프는 그때 처음 채를 잡아 100타 안팎 초보"라며 웃었다.

2집 활동을 갑작스레 중단한 만큼 3집에 대한 의욕은 남다르다.
새 앨범에 대해 "가장 김현정다운 음반"이라고 했다.
"시원하고 쏘는 듯한 멋진 느낌, 여자가 들어도 남자가 들어도 멋있는 노래있잖아요."

타이틀곡 '멍'은 '그녀와의 이별', '되돌아온 이별'처럼 가슴 시원한 록비트 댄스.
사랑을 배신한 연인에게 '다음번 너 누굴 사랑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만나기를'이라고 내뱉는 가사도 재미있다. 앨범 앞쪽엔 '어쩌면','고요','너 정말?'같은 감각적 테크노 댄스곡들을 배치했다.

깊은 '듣는 맛'은 뒤쪽에 숨겼다.
도입부 인도풍 편곡과 상큼한 음색이 돋보이는 '누군가 했더니', 감미로운 리듬앤블루스 '거짓말처럼', 독백하듯 살풋하게 부른 발라드 '사실은', 펑키한 리듬과 담백한 멜로디를 조화시킨 '디스코 버스' 등 색깔이 독특하다. 나른한 카페를 떠올리는 블루스 자작곡 'What is it?'도 좋다.

음악 얘기를 하던 김현정은 뜻밖의 화제를 꺼냈다.
"요즘은 노래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것 같아요. 저만 해도 노래보다 옷이 어떻다 머리가 어떻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가수가 탤런트화 되는 추세라서 어쩔 수 없지만..."
한참 나이에 비주얼 매력과 가창력을 두루 갖춘 김현정이 왜 그런 생각을 할까.
"그냥요. 실력있는 선배들이 '나이 들었다'는 한 마디에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서요